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99년의 어느 날, 당시 초등학생이던 저는 새로운 컴퓨터를 선물로 받고 너무나 기뻤습니다. 펜티엄3 라는 당시로써는 최고급의 CPU가 장착된 컴퓨터라는 점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그 전까지 사용하던 컴퓨터와 비교해서 엄청나게 커진 하드디스크가 장착되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 당시 컴퓨터에 장착되어 있던 하드디스크가 바로 8GB 짜리 제품이었습니다. 8GB면 얼마나 많은 데모 게임을 받아볼 수 있을까, 또 게임을 몇 개나 설치할 수 있을까 하는 기쁨에 사로잡혔었죠. 그리고 10년이 지난 2009년 3월, 저에게는 10년 전의 딱 125배의 용량을 가지는 제품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웨스턴디지털 캐비어 그린 2.0TB.  

캐비어 그린은 웨스턴디지털의 4가지 데스크탑용 내장 하드디스크 라인업 중 '저전력, 저발열'을 컨셉으로 한 친환경 하드디스크입니다. 그 동안의 하드디스크는 용량경쟁, 속도경쟁이 치열했으나 이미 속도는 속도대로 빨라지고 (또한 하드디스크가 도달할 수 없는 속도를 가진 SSD가 등장한 점도 있겠습니다만은) 용량 경쟁도 어느정도 시들해 진 요즈음, 현재와 미래의 화두인 친환경을 모토로 하여 웨스턴디지털이 출시한 브랜드입니다.

그 중 2TB의 용량을 가지는 WD20EADS는 세계 최초로 2TB의 벽을 돌파한 제품으로써, 500GB 짜리 플래터 4장을 사용하여 2TB라는 거대한 용량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해외에서는 지난 1월 출시되었으며, 한국에는 지난달인 2월에 출시된 뜨끈뜨끈한 신제품입니다. 그럼 이 WD20EADS를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제품의 사양은 위 이미지와 같습니다. 뭔가 복잡한 것이 많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소음] 과 [전력 소실] 입니다. 캐비어 그린은 평균 소음이 30dB를 밑돌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실제로 30dB이면, 일반적인 사무실 정도의 소음입니다. 즉, 컴퓨터가 놓여져 있는 환경에서 이 하드디스크가 귀에 거슬릴 정도의 소음을 만들어 내는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주변 소음이...) 또한 전력소모에서도, 기존의 하드디스크와 비교하여 작동시에는 25% 가량, 유휴모드에서는 거의 50%까지 전력소모를 줄였습니다. 제가 갖춘 장비가 없어 소음이나 전력 소모를 측정할 수는 없었지만, 케이스를 열고 하드디스크 가까이 귀를 대 보았더니 기존의 하드디스크와 비교해서 꽤나 조용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팬 소음때문에 잘 들리지가 않았습니다 -.-)

그러면 조용해지고 적게 먹는만큼 성능이 떨어졌느냐 하면, 그것도 그렇지가 않습니다.


위 사진은 하드디스크 벤치마킹에 주로 사용되는 HD Tune의 스크린샷입니다. WD20EADS는 평균 전송률 76.4MB/s, 억세스타임 14.6ms, CPU 점유율 3.6%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캐비어 그린이 5,400rpm의 회전수를 가지는 제품이라고 하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7,200rpm 회전수의 제품과 비교하여 속도가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테스트를 해보니 별만 차이가 없는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위 사진은 파일 복사를 테스트 해 본 것입니다. 700MB 짜리 파일 10개를 드라이브 내에서 복사하는 방법으로 테스트를 해 보았습니다. 총 6.83GB의 파일을 전부 복사하는 데 걸린 시간은 3분 8초로, 이 역시 7,200rpm 짜리 하드디스크와 비교해서 크게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용량이 있죠.

일반적으로 하드디스크를 구입해서 나오는 불만들 중 하나는, "표기 용량과 실제 용량이 차이가 크다"는 것입니다. 이는 실제 컴퓨터에서는 2진법을 사용하여 용량의 단위가 1,024배 마다 달라지는 반면 제조사에서는 1,000배 마다 단위를 달리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캐비어 그린 2TB 제품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현재 G 드라이브, 레이블 Platinum 으로 잡아둔 WD20EADS의 실제 사용가능 용량은 2,000,388,063,232바이트로, 1.81TB 입니다. 통상적으로 1TB 하드디스크의 실제 용량이 930GB 남짓으로 잡히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속인다거나 하는 용량은 아닙니다. 그래도 역시 단위가 크다보니, 계산법으로 사라지는 용량도 200GB 가량으로 꽤나 큽니다. (왠만한 컴퓨터 하드디스크 용량과 맞먹는군요...)

 그럼, 이렇게 거대한 하드디스크를 어디에 쓸 수 있을까요? 용량이 크다보니, 이 제품은 메인 하드디스크보다는 데이터 저장용으로 유용한 제품입니다.

 요즈음은 HD 시대라, 블루레이 영화들 외에도 각종 TV 드라마들도 HD로 제작되고 있으며, 가정용 캠코더조차 HD를 표방하며 고화질, 고해상도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고용량 하드디스크는 나날이 늘어가는 용량의 동영상들을 모두 담아줄 수 있는 막강한 저장탱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캐비어 그린의 저소음이라는 장점과 결합되어 이것은 특히 거실용 HTPC에서 더욱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데, 저소음의 캐비어 그린 하드디스크를 장착하고 소음을 유발하는 ODD는 아예 없애버린 HTPC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소장중인 수많은 DVD와 블루레이, HD-DVD는 파일로 리핑하여 하드디스크에 저장해두고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는 간단하게 하드디스크에 담긴 영화를 즐기면 되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블루레이 영화를 리핑하면 용량이 4~8GB 정도 되는데, 캐비어 그린 2TB에는 200~400여 장의 블루레이를 리핑하여 담을 수 있는 막강한 용량을 자랑합니다.


지금까지 캐비어 그린 2TB 제품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체험단을 진행하기 전에 저에게는 두 가지 걱정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제가 하드디스크를 리뷰하는 것은 처음이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몇 개의 하드디스크 리뷰를 참조하고, 거기에 기존의 리뷰 방식을 적당히 가미해 보았는데, 잘 써졌는지 어쨌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또 하나는, 앞의 걱정과 결부되는 것인데, 체험단 리뷰라는 것입니다. 회사 홍보물이 아닌 리뷰라면, 장점만 기재할 것이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단점도 기재해야 할 것인데, 제가 잘 모르는 분야에서 어떻게 단점을 찾아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두 번째 고민은 쉽게 해결되었습니다. 웨스턴디지털 캐비어 그린 2TB에는 아주 눈에 쉽게 띄는 단점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가격.

캐비어 그린 2TB가 한국에 나올때, 가격은 6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가격이 조금 하락하여 50만원 남짓한 가격으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싼 가격이냐고 하면, 또 그렇지도 않습니다. 현재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1TB 하드디스크가 14~17만원 선에 팔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가격만을 따지면 2TB 하나 사는것보다 1TB 2개 사는 것이 더 저렴한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비단 2TB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1TB 하드디스크가 처음 나올때도 500GB 두개 가격보다 비쌌으며, 1TB 두개로 하드디스크를 꾸리는 것은 전력소모와 공간차지가 2TB 하나보다 더 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허나 보통의 유저들에겐 그 정도의 단점은 가격차를 상쇄시키지 못할만한 단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웨스턴디지털 캐비어 그린 2TB는 정말 멋지고, 2TB 하드디스크를 원하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대체할만한 것이 없는 유일한 제품입니다. 그러나 시장출시 초기라는 점과 작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줄곧 계속되고 있는 원화 약세에 힘입어,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으로 출시가 되었습니다. 가격이라는 단점만 해소된다면, 캐비어 그린 2TB는 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Posted by 스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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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sha

    체험기 잘 봤습니다..
    저두 많은걸 아는 건 아니지만 좋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글을 보다 제일 놀란건...
    99년도에 초등학생... 전 대학생이었는데.. ^^;;;;
    조금 충격을.... ^^;;;;;;;;;;
    (제가 나이가 많다는 걸 새삼 깨달아서..)

    2009.03.23 00:13 [ ADDR : EDIT/ DEL : REPLY ]
  2. 익명

    비밀댓글입니다

    2009.03.24 00:35 [ ADDR : EDIT/ DEL : REPLY ]
  3. 가격이 후덜덜이군요
    저거면 차라리 글픽을 4870으로 x2뽑아서 돌리면 짱일텐데요 ㅋㅋㅋㅋ

    2009.03.24 01:59 [ ADDR : EDIT/ DEL : REPLY ]
  4. 하드가 저랑 같은거군요 ㅋ

    2009.05.06 22: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지나가다가;;

    2000/8=250..

    2009.06.09 15:32 [ ADDR : EDIT/ DEL : REPLY ]
  6. 익명

    비밀댓글입니다

    2009.06.13 19:07 [ ADDR : EDIT/ DEL : REPLY ]
    • 넵.... 그 말이 완전히 틀린것은 아닙니다.

      현재의 1TB 하드디스크들은 500GB 플래터 두 장을 써서

      만들었기 때문이죠. 1TB 플래터 한 장이 아니라...

      근데, 지금 꼭 필요하시다면 사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어차피 기술이란건 계속 새로운게 나오는지라... -_-;

      2009.06.13 23:56 신고 [ ADDR : EDIT/ DEL ]
  7. 저도 웨스턴디지털사 1.5TB 캐비어 그린 쓰고 있는데 부팅시 바탕화면 불러들일때, 인터넷작업 할때 버벅댑니다... 하드때문에 아닌가 싶은데(산지 일주일 조금 넘음) 그렇다고 트레이에 별로 실행되는 아이콘도 없고 뭐가 문제인지 궁금해서 지나가는 길에 질문드립니다. 시스템에 깐것도 60GB밖에 안되는데... 답변 꼭 부탈드립니다!!

    2010.02.28 23:10 [ ADDR : EDIT/ DEL : REPLY ]
    • 혹시 하드디스크 자체에 문제가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각종 하드디스크 최적화 방법을 거친 뒤에 다시 사용해보시고, 그래도 여전히 심하게 버벅될 경우 A/S 센터에 맞겨보세요.

      2010.03.01 08:00 신고 [ ADDR : EDIT/ DEL ]
  8. 그린느린편

    그린 많이 느린편입니다. 저정도면 구형 IDE하드급이네요.
    전 되도록 적어도 블루정도 추천하고싶네요.

    2010.08.08 01:31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렇다라구요... 제가 비교대상으로 삼은 제품이 캐비어 블루였는데, 운영체제가 설치되어 있어서 느린 거였습니다 -_-; 쩝..

      2010.08.14 08:42 신고 [ ADDR : EDIT/ DEL ]
  9. ;; 지나가다가님의 말씀은..

    2000/8=250이라는 말로 본문의 8*125=2000이라는 오류를 꼬집어주시는 말씀인 듯 합니다만..

    2010.08.11 19:28 [ ADDR : EDIT/ DEL : REPLY ]